미국 치과의사 면허시험인 NBDE에

Patient Management 라는 파트가 있습니다.

환자에게 해야 할 말, 하면 안 되는 말,

환자가 긴장을 했는지,

오래 기다려서 약간 화가 났는지,

상황에 따라 어떻게 말할지

교과서에 나와있습니다.

" What brings you here today? "

OO님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나요?

치과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입니다.

환자분을 처음보고

앞으로의 치료계획을 세우는 때죠.

언제부터 아팠는지 얼마나 아픈지,

통증을 숫자로 표현하면

1부터 10중에 몇인지.

과거에 아팠던 적 있는지 등을

앉은 상태로 문진을 합니다.

대략 1분 남짓인데 이 짧은 시간에

전체 치료계획에 대한

대략적인 윤곽이 거의 나옵니다.

?분명 치과오기 전까진 아팠는데...

환자분의 말투, 말의 속도,

표정, 손의 움직임,

그리고 저를 보는 눈빛만 봐도

거의 알 수 있습니다.

얼마나 극도의 긴장상태인지..

아무리 대담한 분들도

치과체어에 앉는 순간

긴장성으로 혈압 +20mmHg 됩니다.

얼마나 긴장을 하면

치과오기 전날 밤에는

잠도 못 주무실 정도인데

체어에서 검사를 해도

통증에 반응이 안보일 때도 있습니다.

긴장+긴장+긴장 x2  = 미주신경반사로

syncope에 빠지기도 합니다.

-> supine position with elevated legs...

6년전입니다.

치과에 3년만에 내원하셨다는데

기백이 당당하시고 목소리도 크십니다.

아마 신경치료만 하고

크라운하지 않은 치아들로 버티다가

모두 다 파절이 되고,

크라운이 안될 정도로

손상이 되고야 나서

치과에 오신걸 보면,

치과에 방문하시기를

정말 싫어하는 분이라는걸

눈치 챌 수 있습니다.

목소리는 크신데 눈빛은 초점이 없고,

말씀하지 않으실 때도

손이 자꾸 움직이고

딱 봐도 극히 긴장한 상태입니다.

파노라마와 구강 내 상태를 보니

아무리 보존적으로 접근해도

임플란트 6개와 충치치료 및

치주치료가 필요합니다.

극긴장성인 분들께

제가 자주 활용하는 방법은

oral sedation 인데, 쉽게 말하면

"말과 행동으로 진정시키기"입니다.

설명의 템포를 천천히..

공포가 될 만 한 것은

천천히 노출시키고

한 스텝 다음으로 넘어갈 때

서두르지 말고 시간과 공간에

여유를 조금만 드리면,

긴장이란 놈은 인간의 적응력 앞에

무너질 수 밖에 없습니다.

네비게이션 임플란트가 안 아프고

빨리 끝나고 피도 안 난다더라 하고

검색해보시고 찾아오셨습니다.

첫날은 간단하게 구강 내 스캔하고

CT찍고 술전 처방만 해드립니다.

베테랑 실장이 프로답게 안심시키고

치료계획까지 깔끔하게 정리합니다.

사실 위 케이스는

임플란트가 어려운게 아닙니다.

발치..

신경치료한지 오래된 치아,

특히 파절까지 된 케이스는

치아가 쉽게 빠지지 않습니다.

치아뿌리가 치조골과 유착이 되면

특히 바로 임플란트를

식립하기 위해서라면

치조골을 가능한 손상시키지 말고

치근만 예쁘게 뽑아내야 하기 때문에

임플란트 수술을 진행하는 만큼

발치에 "정성"을 기울입니다.

발치만 잘 되면 임플란트 수술은 쉽습니다.

네비게이션 임플란트로 위와 같은 가이드를

맞춤으로 만들어놨기 때문에

구강 내에 장착하고 실력을 발휘합니다.

발치6개, 13개 뿌리를 각각 나눠서

조심스럽게 뽑는데 40분,

임플란트 수술에 20분이 걸립니다.

발치즉시 식립이다 보니

flap managment 하느라

시간이 걸리긴합니다.

딱 봐도 매우 바르게 잘 심어졌죠?

4개월 후 보철까지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번 케이스의 성공요인은?

1) 치료를 방해하는 요소 긴장과

그에 맞는 합리적인 진단과 치료계획

2) 퍼펙트한 베테랑치료

3) 그중 최고는 "정성"

정성이 퀸테센스입니다.